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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ILYLIFE/웨딩기록

💍 웨딩 02 짧은 웨딩업체 후기 上 웨딩어플, 스드메, 예복, 2부드레스


결혼식을 무사히 마친 후 비로소 자유로운(?) 마음으로 써보는 후기.

웨딩업체라는 게 단 한번씩만 경험해볼 수 있는 업체들이어서, 솔직한 후기라기보단 개인의 기억에 가깝다.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사장님이 더 번창하시면 좋을것같은 업체들의 이름만 남기기로 한다.

 

 

🤍 상편(신랑신부) : 플래닝, 스드메, 예복

🤍 중편(결혼식 당일) : 예식장, 스냅&DVD, 부케, 혼주

🤍 하편(하객) : 청첩장, 하객버스, 답례품


🔵 웨딩어플/플래닝업체 :: 비동행=가성비는 오산

 

결혼식 준비의 첫삽이었던 웨딩어플(a.k.a. 비동행플래너) 가입하기. 가입과 동시에 담당자가 배정되고 채팅이 시작된다. 인터넷쇼핑 하듯이 원하는 업체를 담거나 채팅창에 남기면 견적서가 나온다. 어플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제휴 업체가 적었고 꼭 저렴하지도 않았다. 이는 내가 고른 업체들의 견적이 평균대비 중~고 수준으로 비교적 정찰제가 적용되는 곳들이어서 그랬을 수 있다.

 

가격만 고려한다면 오히려 서비스 부케라든지,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적인 혜택(디테일한 궁금증이 있을때도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것, 드레스샵의 코로나 인원제한에 플래너는 예외였던 것(대체 왜?),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주는 것 등...)이 있는 동행 플래너 업체를 택하는 것이 이득이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내 결혼에 관여하는 인간관계가 하나 생긴다는게 큰 단점으로 느껴져 어플을 선택했고 나쁘지 않았다. 사실 준비 과정에서 스드메는 생각보다 작은 부분이었다.

 

 

🔵 스튜디오

 

업체들 중 가성비 최고가 뭐였냐고 한다면 스튜디오라고 할 것 같다. 촬영 당일의 기억과 결과물이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가님께서 우리가 준비해온 레퍼런스에 맞춰 최선을 다해 촬영해주셨다. 작가님께서 표정, 자세 디렉션을 아주 세밀하게 주신다. 수만장 찍어서 건지는게 아니라 철저히 기획된 한장한장을 찍는다.

 

픽업을 기다리는 액자들과 스튜디오 모습

배경 없이 스툴이나 소파같은 최소한의 소품만 가지고 촬영하는 인물 중심의 스튜디오였는데, 앨범이 포함되지 않고 3시간동안만 촬영하는 실속형(세미) 구성이 있다는 것과 색감보정까지 거친 원본을 아무런 추가비용 없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흑백사진을 컬러사진으로 바꾸는 데 장수 제한이 있다는 것 빼고는, 앨범 추가나 액자 변경을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인스타그램에서 본 포트폴리오와 나에게 주어진 결과물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예술을 하는 정직한 업체라고 생각한다. (클로드유)

 

 

🔵 드레스 :: 그들만의 세상

 

우여곡절 많았던 드레스. 플래너 없이 준비한 것을 후회한다면 오로지 드레스 때문이다. 촬영드레스와 본식드레스 고를 때 모두 약간의 문제들이 생기면서 마치 변호사를 고용하듯이, 나에게 맞는 드레스를 찾아나서 줄 플래너가 있어야 했구나 느꼈다. 구구절절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쓸 만큼 업체와 싸웠다거나 행사를 망쳤다거나 하는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어딘가 100%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플래너를 대신하기 위한 스케치 연습(?)

그러나 결과적으로 드레스 자체는 촬영-본식 모두 예뻤고, 사람들에게서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본식 당일을 위한 서비스는 프로페셔널했다. 결혼식 직전에 몸무게가 3kg 넘게 빠졌는데 평일에 가봉을 확인하러 갈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전화 설명만 들으시고도 꼭 맞게 고쳐서 가봉해주셨고 혹시 안맞을 상황에 대비해 이모님을 한 시간 일찍 보내주셨다. 손바느질 하실 수 있는 경험 많은 분으로... 사진으로 남은 드레스의 자태나 결혼식을 잘 치를 수 있게 최선을 다해주신 서비스만 생각한다면 내가 선택한 업체에 후회는 없다.

 

+ Tip

1)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업체의 인스타그램 피드와 스토리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캡처해 간다. 단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이다라든지, 다른 업체의 사진을 참고로 가져가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짧고 보유한 드레스는 정해져 있다.

2) 1)이 힘들다면, 그 드레스 업체를 여러번 맡아본 플래너와 함께 간다.

드레스샵이 있는 청담에 최소 3번 가야한다

 

 

🔵 헤어&메이크업

 

헤어&메이크업은 딱히 관심이 없는 분야였는데 경험해보니 그날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자신감과 애티튜드(?)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예뻐진 기분 덕분에 촬영도 즐겁게, 결혼식도 그저 신나게 했던 것 같다. 아마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업체가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데 원하는 방향대로 나왔다. 웨딩 메이크업 자체가 이제까지 받아본 메이크업들과는 차원이 달랐고, 염색과 커트도 정말 잘해주셨다.

 

샵은 조용하고 앤틱한 분위기다. 현관이나 2층 계단 공간들이 예뻐 꼭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결혼식 스냅도 미용실에서 시작했다. 아무것도 지정하지 않은 실장급 상품이었는데도 룸에서 진행되었고 사전미팅도 이루어져서 공장식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그저 감사한 기억뿐인 미용실. (우현증메르시)

미용실 계단과 가구의 느낌

 

 

🔵 예복과 구두, 2부 드레스

 

예복은 맞추지 않고 기성복을 샀다. 원래는 MTM(Made-to-measure) 방식이라고 원단이나 단추까지 고를 필요는 없지만 체형에 맞춰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기성복도 잘 맞고 잘 어울려서 굳이 맞출 필요가 없었다. 신랑용 예복은 개인 핏이나 취향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백화점, 아울렛, 로드샵 여러 군데를 돌면서 입어보고 정했다. 구두는 추천받은 매장에서 샀는데 품질이 좋았다. (타임옴므, 버윅)

 

2부 드레스는 웨딩드레스 업체에서 빌리려면 40만원부터(!)라고 해서 연주자들이 주로 입는 드레스샵에서 빌렸다. 전체적으로 합리적이고 깔끔했다. 일단 행거에 걸린 드레스를 보고 고를 수 있다는 것에서 상식적이었다.(웨딩드레스 업체에서는 무슨 옷이 있는지를 사진말고는 볼 수가 없었다...) 확인가봉도 철저하게 해주시고, 막판에 살이 빠진 것 때문에 비즈가 상하는 것을 감수하고 급히 수선해주셨는데 너무나 감사했다. (에스투드레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