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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ILYLIFE/웨딩기록

💍 웨딩 03 짧은 웨딩업체 후기 中 예식장, 본식스냅&DVD, 혼주 한복 등


🤍 상편(신랑신부) : 플래닝, 스드메, 예복

🤍 중편(결혼식 당일) : 예식장, 스냅&DVD, 부케, 혼주

🤍 하편(하객) : 청첩장, 하객버스, 답례품


🔵 예식장

 

결혼준비를 시작할 때, 배키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던 '예식장'. 결과적으로 결혼식장이 결혼 당사자와 하객 모두에게 그날의 만족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소가 맞았다고 생각한다. 결혼식도 한 유형의 행사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행사 준비와 진행은 결혼식장의 역할이 80% 이상, 신랑신부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많아야 10~20% 정도다. 결국 예식장의 기본적인 외관 및 내관, 서비스 혹은 직원의 역량(?)이 중요하다.

 

내가 선택했던 예식장은 공간, 식사, 직원 역량과 운영방침, 예식비용 모두 흠잡을 데 없었다고 생각한다. 완전 0부터 기획해야하는 것은 아니면서, 적절히 신랑신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커스텀이 허용된다는 점도 커다란 장점이었다. 뭔가 원하는 방향을 말씀드렸을 때,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당일에 이건 아닌데~싶었던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간과 식사가 내 선호에 맞았다. 어두운 컨벤션 스타일이 아닌 밝고 독립적인 야외/하우스웨딩용 홀에, 뷔페 대신 앉은 자리에 바로 서빙되는 스테이크 코스였다. 밥도 맛있었다! (라비두스)

 

예식장 둘러보러 방문했던 날, 누군가의 라비두스 실내웨딩

 

 

🔵 본식스냅

 

결혼식 당일 정신없는 신랑신부를 곁에서 이끌어주는 사람은 웨딩드레스 헬퍼이모님과 스냅 작가님이시다. 예식장은 하루에도 여러 팀이 행사를 할 수 있지만 본식스냅 업체는 거의 하루 한 팀만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 전쟁(?)이 치열하다. 나도 무려 14개월쯤 전에 예약하면서 스스로가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18개월 전에 문의한 사람도 이미 날짜가 차서 예약을 못했다는 후기를 봤다. 그런데 그런 유난이 설명이 된다. 좋은 작가님, 검증된 업체를 찾아가야 결혼식의 기억이 사진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코로나로 어수선한 마음을 안정시켜주셨던 사전미팅

본식스냅 업체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대표님의 소통능력이었다. 전문적이시고 확신을 주신다.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해주신다. 신랑신부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결혼하는 날이 최고의 하루가 될 수 있도록. 코로나 시국에 결혼하느라 결국엔 마스크 쓴채로 사람들의 사진을 남기게 되는게 슬프다 하니 그 말을 기억하시고 행사 내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애써주셨다. 그밖에도 나의 J적이고 디테일한 수많은 요청사항들을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진정한 프로이신 대표님. 우리가 받은 정성과 성의만큼 대표님과 작가님들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만을 바라게 되는, 무뚝뚝한 신부를 호들갑쟁이로 만들어버리는 업체... (윤정희스튜디오)

 

 

🔵 본식DVD :: 영상이 고퀄리티면 견적도 높다

 

결혼식 후 샘플을 몇장씩 받아볼 수 있었던 본식스냅과 달리 영상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서, 지금 당장 추천/비추천을 하기가 어렵다.

 

본식DVD는 업체 선정과정 자체가 추억으로 남았다. 우리는 영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업체별 가격과 스펙(카메라 대수, 화질, 원본제공여부 등)을 정리한 후 각잡고 이상형월드컵(?)을 거쳤다. 사진이나 드레스는 휙휙 넘기면서 볼 수 있는데 영상은 하나하나 재생해봐야해서 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결국 이상형월드컵 결과는 후보중 가장 가격대가 높은 업체 중 하나였다. 웨딩에 있어 가격과 질은 비례한다는 격언이 예외없이 맞았다.

 

리스트에 있는 업체들의 영상을 다 보고 비교했었다

 

 

🔵 부케

 

플래너 없이 진행하면 부케도 직접 알아봐야한다. 성격상 부케 레퍼런스 준비하고 꽃집 사장님과 직접 소통하는 과정이 번거롭지는 않았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예쁜 꽃사진들 저장하면서, 코랄색이 예뻐보였다가 보라색이 예뻐보였다가 즐거운 고민이었다. 선택한 업체는 웨딩 꽃장식보다는 꽃꽂이나 식물에 특화된 곳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약간의 유니크하고 현대미술적인 감성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다.

 

주문할 때는 특정 사진처럼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드리지는 않고 원하는 분위기와 느낌들을 전달드렸다. 간혹 그러면 그래서 A인지 B인지 정해달라는 업체가 있었는데, 이 사장님께서는 그러지 않으시고 직접 고민해보시면서 본인 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해주셨다. 촬영부케와 본식부케 모두 주문당시의 내 막연한 상상을 넘어선 결과물이 나왔다. 오로지 내 주문에만 대응되는 특별한 꽃들이었다. 사실 금액적으로 큰 주문건은 아니었음에도, 마치 예술가에게 작품을 의뢰하는 사람의 기분을 맛본 것 같다. 내 부케에 사장님의 순수한 열정을 담아주셔서 고마웠다. (스튜디오선선)

 

이모님께서 보시고는 어머 신부님, 부케가 너무 예뻐요... 하셨다

 

 

🔵 혼주 헤어&메이크업 :: 웨딩샵으로 가자

 

혼주 헤어&메이크업은 결혼식 준비하면서 유일하게 그냥 돈을 더 많이 쓸걸 후회되는 부분이다. 굳이 글로 남겨서 이 아쉬운 마음을 오래오래 새겨두는 게 맞나 고민될 정도다. 업체 인스타그램 포트폴리오를 봤을때는 블링블링하고 화사한 스타일의 메이크업인줄 알았는데,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편인 우리 엄마의 장점을 단 하나도 살리지 못한... 성숙하다못해 노숙한 헤어와 메이크업이었다. 언니도 여타 데일리메이크업보다 잘되지도 못되지도 않은 그냥 그냥...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에게 해주는 거였어서 더 많이 아쉽고 미안했다. 다만 하객 중 한 분께서 결혼식날 어머니 표정이 너무너무 밝았다며, 사람들의 기억에는 그 표정만이 남는다고 하신 말씀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 혼주 한복, 넥타이, 원피스 :: 입는 사람의 취향에 맞추기

 

나는 아버님들 넥타이를 청실홍실같은 세트로 맞추는 것이나 어머님들께서 쌍둥이처럼 분홍-하늘로 대칭되는 한복을 입는 것 모두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랑측과 신부측을 의식적으로 맞추지 않고 그냥 내 가족이 내 결혼식 때 입어줬으면 하는 것들로 정했다.

 

고운 한복치마들

혼주 한복은 대여로 진행했다. 사장님께서 예식장 분위기까지 고려해서 적극적으로 응대해주셨고 한복의 품질도 적당히 곱고 괜찮았기 때문에 업체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업체의 스타일이 엄마의 취향과 맞지 않았다. 어찌보면 요즘 스타일인건데, 파스텔톤에 맞춰진 대여용 한복들 중에서는 엄마의 인생 한복을 찾을 수 없었다... 주어진 여건에서 만족하며 진행했지만, 혼주 헤어&메이크업에 이어 한복도 엄마를 위해 더 특별한 선물을 할걸 아쉬움이 남는다.

 

아빠를 위한 넥타이는 구찌에서, 언니를 위한 원피스는 페이우에서 샀다. 원피스같은 경우 검은색/네이비 계열은 피하고 싶었고 조금씩 유행이 묻어나는 장식이나 패턴도 없었으면 했다. 입어보고 산 게 아니라 핏이 걱정이었는데 페이우 쇼룸에 맞춤 수선서비스(유료)가 있어서 예쁘게 잘 입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