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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ILYLIFE/웨딩기록

💍 웨딩 05 스튜디오 촬영, 결혼식 2부 준비 관련 QA


준비하면서 디테일한 부분들이 궁금해졌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던 결혼식 관련 QA를 모아봤다. 결혼식은 각자 자기 방식대로 하는것이고 정답은 따로 없기 때문에 내가 쓴 글은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지만 혹시 이런것도 궁금한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남겨둔다.


🔵 스튜디오 촬영 관련

 

Q. 신랑은 스튜디오 촬영 때 몇 벌을 입는 게 좋을까?

A. 예복, 일반 정장, 캐주얼 총 3벌 있으면 아주 다양하게 찍을 수 있다.

 

드레스는 스튜디오 촬영 시간에 따라 벌수 제한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신부가 원하는 만큼(?) 가져가면 돼서 고민이 없는데, 예복을 맞추지 않고 기성복을 산 신랑은 어떻게 할지가 조금 애매할 수 있다. 뭐든지 여건에 맞춰서 준비하는 거지만, 솔직히 예복 한 벌에 서브 정장 한 벌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자켓을 입고/벗고, 타이를 보타이로/넥타이로/노타이로, 소품이 있고/없고 등등 한 벌로도 나름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복용 정장(다크네이비) 말고, 원래 가지고 있던 정장(다크그레이), ZARA에서 인터넷으로 산 캐주얼 셋업(베이지), COS에서 산 검정 니트까지 꽤 다양하게 준비했다. 촬영 중간중간 골고루 갈아입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셋업은 정장 핏을 따라가지는 못해서 예복/정장 위주로 사진을 셀렉하게 됐다.

 

 

Q. 진짜로 작가님께 간식을 사줘야 될까?

A. 아니다. 근데 사게 된다.

 

하루 종일 넉넉한 시간을 잡고 촬영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촬영 내내 뭘 먹기는 커녕 잠깐 쉴틈도 없다. 작가님은 계속 촬영하시고, 신랑신부는 포즈를 취하거나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만지거나 아무튼 뭔가를 계속 하고 있어야 한다.

 

당충전용 촬영 간식. 입에 안묻고 꿀맛!

 

인터넷에 스튜디오 작가님께 조공(?)으로 드릴 간식을 준비한다는 글들을 보고 참 별일이 다있다 했지만, 막상 내 입장이 되니 모든 사람들이 간식을 준비하는데 우리만 빈손으로 가면 혹시 대충 촬영해주시는게 아닐까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배키가 강경하게 그건 말도 안되는거라고 해서 우리 먹을 비상용 젤리 정도만 가져가고 간식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너시간 내내 쉬지않고 우리를 위해 애써주시는 작가님과 스탭분, 이모님을 보면 자연스럽게 커피랑 디저트 정도는 주문하게 된다. 요지는 간식 안들고 왔다고 부족한 서비스를 받는 건 결코 아닌데, 촬영을 잘 마치면 뭐라도 해드리고 싶어진다. SNS 게재 동의도 마찬가지다. 비동의했다고 대충대충 하시지 않는다.

 

 

Q. 레퍼런스는 어떻게 준비해야 될까?

A. 10컷 이상 '인쇄해서' 가져가보자.

 

스튜디오 촬영의 장점이자 단점은 내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거다. 다이어트는 어렵지만 레퍼런스 준비는 어렵지 않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스튜디오의 포트폴리오, 다른 스튜디오의 포트폴리오, 스튜디오를 태그한 사람들이 올려둔 사진 등등 타고 타고 들어가면서 마음에 드는 포즈나 분위기를 스크랩해가는게 전부다. 좀더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1) 준비한 의상들 사진(드레스/예복/캐주얼), 2) 소품들 사진(예물, 컨페티 등), 3) 의상별로 원하는 레퍼런스 컷까지 한번에 정리해가면 좋다.

 

작가님께서 촬영 중간중간 참고하시기 편하려면 인쇄해서 가져가는게 좋다. 내 핸드폰으로 잠깐 보여드린 걸 다 기억하실 수는 없으니까. 레퍼런스는 욕심내서 많이 가져간다고 다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족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마추어인 이상 즉흥적으로 우리만의 예쁜 컷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제한된 시간동안 검증된 포즈들을 최대한 많이 따라하는 게 효과적이다.

 

촬영장에 가져갔던 레퍼런스 일부

 

 

🔵 결혼식 2부 관련

 

Q. 신랑은 2부에 무엇을 입어야 될까?

A. 1부 예복에 넥타이만 바꿔 매도 된다.

 

2부 자체가 그렇게 흔한 선택은 아니어서 신부용 2부 드레스 찾기도 쉽지 않기때문에 신랑 2부는 더 정보가 없다. 무리해서 대여하거나 정장을 새로 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1부때 보통 보타이를 매기때문에, 2부에 일반 넥타이로 바꾸기만 해도 분위기가 꽤 많이 달라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신부의 2부 드레스를 주로 볼 것이다...)

 

우리는 촬영 때도 입었던 일반 정장으로 갈아입고 넥타이를 맸다. 예식은 겨울인데 살짝 하복 원단이어서 괜찮을까 했는데 사진에는 전혀 티가 안 났다. 넥타이는 원래 잘 매지 않아서 백화점을 한참 돌면서 고민했다. 페라가모, 제냐, 입생로랑, 디올, 구찌 등등 둘러봤는데 루이비통이 종합적으로 가장 무난해서 루이비통으로 샀다.

 

색상이 다양하고 패턴이 귀여웠던 페라가모 넥타이들

 

 

Q. 2부에도 이모님(헬퍼)이 필요할까?

A. 안계셔도 된다.

 

2부 드레스는 보통 파티 드레스같은 것을 입기 때문에 혼자서도 잘 다닐 수 있다. 대신에 드레스샵에서 웨딩드레스(1부 본식드레스)만 빌리고 2부 드레스는 다른 곳에서 빌리거나 따로 구매한 경우 이모님께서 어디까지 챙겨주실지는 사실상 이모님 재량인 것 같다.

 

내 경우 본식드레스와 2부드레스 업체가 달랐다. 그래서 1부 예식이 끝나고 이모님께서 바로 퇴근하셔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2부 드레스샵에서 빌린 헤어장식도 예쁘게 달아주시고, 드레스 입는 걸 도와주시면서 누브라도 빌려주셨다. 2부가 결코 짧지 않았는데도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호의로 해주셨지만 사례는 좀더 챙겨드렸다.) 구두도 드레스샵 구두를 그대로 신어도 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이미 2부 드레스 업체에서 따로 구두를 빌려놓은 터라 준비한대로 신었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모님 by 이모님인 것 같다. 2부 업체를 따로 진행한다면 2부용 속옷, 구두, 헤어장식은 직접 준비하고 꼭 이모님이 필요하다면 예식 시작 전에 미리 협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