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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ILYLIFE/입주기록

🏠 입주 05 신축아파트 사전점검, 하자보수 신청하기


집주인으로서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아파트가 제대로 잘 지어졌나 확인하는 일이다.

아파트 한 단지에 수백 세대가 들어가는데 공사기간은 넉넉하지 않다보니

어쩔 수 없이 꼼꼼하게 공사가 안 된 부분이 생긴다.

이런 부분들을 '하자'라고 하고, 시공사는 관계법률에 따라 하자를 보수해줘야 한다.

 

타일 실리콘 부실, 샷시 스토퍼 위치 잘못, 금이 간 우물천장 등등 다양한 하자의 세계

 

집주인이 하자를 확인하고 하자보수를 신청할 수 있는 기회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 입주 전 사전점검: 아직 공사가 덜 끝난 상태이므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도 가장 많은 시기.

사소한 것이라도 일단 보이는 대로 최대한 많이 고쳐달라고 신청하는 게 좋다...

🔵 이사 전후: 아직 본격적으로 집기가 들어온 것은 아니라서, 약간의 공사는 감수할 수 있는 시기.

이사하기 전 며칠간 임시방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서 1차 하자보수 결과를 확인하고,

사전점검 때 봤던 중대한 하자가 아직 안 고쳐졌으면 신속히 다시 하자접수를 해야 한다!

🔵 입주 후 2~3년: 덜 해결된 하자나 살면서 새로 발견한 하자를 관리하는 시기.

공정별로 보증기간이 다른데, 도배나 타일 같은 마감공사는 2년, 결로 문제와 관련이 있는 단열공사는 3년이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사전점검이라는 말이 너무 딱딱했는지, 초대장 형식으로 참석 안내 등기가 왔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전국에서 오다보니 코로나 확산가능성이 있어서 방문인원 제한이 엄격했고,

사전점검 기간(금, 토 2일) 중 단 하루만 입장이 가능했다.

코로나 없던 시절에는 기간도 좀더 길고, 여러 명이 가거나 매일 가도 됐다고 한다.

 

방문시간 예약하기

시공사 어플을 통해 미리 예약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사전점검 초보라면 둘째날 이후 오전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1) 둘째날 이후: 입주자카페에 첫날 방문한 사람들의 후기와 함께 주요 하자들이 공유되므로 예습하고 갈 수 있다.

2) 오전시간: 거의 오후 4~5시면 행사가 마감되는데, 꼼꼼하게 보다보면 서너시간이 금방 간다.

오전에 체크인(?)하고 둘러보고, 밥먹고 힘내서 또 둘러보는 게 여유롭다.

 

예습하기

블로그에 있는 사전점검 후기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미리 보고 가면 좋다.

전문 업체가 올린 30~40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벼락치기로 봤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전점검 체크리스트를 뽑아가야 하나 했는데,

실제로는 하나하나 체크리스트를 대조해볼만큼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쓱 읽어보는것만으로 충분했다.

 

특별한 전문지식 없이 육안으로 보고 체크한 하자들

 

준비물 챙기기

다른 집주인 선배 분들의 블로그를 연구해보니 정말 꼼꼼하게 만반의 준비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작 나는 사전점검 잘 해야지 다짐(?)만 실컷 하고 당일날 급하게 다이소에서 준비했다.

 

필수품인 돗자리, 바가지, 물티슈, 휴지, 줄자, 포스트잇, 셀로판테이프, 펜 정도만 준비했다.

신분증, 사전점검 행사 초대장(동호수 써진 것)은 당연히 기본 준비물이다.

마스크는 코로나 시국인지라 이미 준비되어 있었는데, 코로나 극복 이후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막 지은 아파트의 실내공기는 정말 안좋다.

당시 한여름이라 KF 마스크를 계속 끼고있기 힘들어서 몇번 벗었더니 사전점검 마치고 두통과 복통을 겪었다.

수평계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카페 후기 보니 벽이나 주방 하부장의 수평이 안맞았다는 사례가 있기는 했다.

 

* 각 준비물의 용도

1) 돗자리: 생각보다 사전점검 과정이 힘들고 바닥은 지저분할 수 있어서, 잠시 앉아서 쉴 때 필요하다.

2) 바가지: 화장실 배수가 잘 되는지 보려면 한번에 많은 양의 물을 부어봐야 한다.

그냥 졸졸 틀면 하자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좀더 확연하게 보려면 아예 바가지 물에 인스턴트 커피(카누)를 타서 부어보는 방법도 있다.

3) 물티슈와 휴지: 흠집인지, 그냥 쓱쓱 지워지는 건지 확인할 때 사용한다.

4) 줄자: 가구나 가전이 들어올 자리를 실측해보는 용도.

나는 어떤 거 살지 하나도 안 정한 상태기도 했지만 하자만 확인하는데도 정신이 없어서 사놓고 못 썼다.

가능하다면 냉장고장, 세탁기 자리, 식기세척기 자리(주방 하부장 높이) 정도는 미리 재 두면 좋다.

5) 포스트잇, 셀로판테이프, 펜: 여기 하자 있어요!! 표시하는 용도.

사전점검을 마친 후 점검결과를 종이에 적어 제출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글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누구나 잘 확인할 수 있게 스티커나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놔야 한다.

그냥 포스트잇은 벽지 재질이나 먼지때문에 잘 떨어져버려서 테이프로 한번 더 붙여놓는다.

 

스티커는 시공사에서도 주지만 양이 부족하다

 

기타 고려사항과 tip

1) 입주예정자 협의회에서 주요 비품(줄자, 펜, 포스트잇 등)이나 사전점검 가이드북(체크리스트)을 나눠주기도 한다.

준비물을 중복해서 사기 싫다면 미리 카페에서 확인해가면 된다.

2) 프로 사전점검러가 아닌 이상, 혼자 가면 너무너무 힘들다. 꼭 한 명 이상 데려가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가면 역할분담이 안 될 것 같다. 30평대 기준 2~3명이면 충분할 것 같다.

건강상으로나, 효율상으로나 어린이(아기) 동반은 비추천!!

3) 당일날 각종 업체 홍보, 부동산, 은행 등등 연락처를 받아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굳이 개인정보를 주지 않아도 꼭 필요한 정보는 입주자 카페에 다 올라온다. 사은품도 별거 없다(휴지 정도).

4) 옵션으로 시스템에어컨을 넣은 경우 사전점검 때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

5) 20~30만원 정도에 사전점검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다.

다녀온 직후는 그냥 업체에 맡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꼼꼼하게 보려면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은근 공사와 관련된 지식이 필요하다.

그치만 지나고나니 셀프로 한 것에 후회는 없어서(feat. 배키와의 추억) 이 부분은 본인의 선택일 것 같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사전점검 때 요청한 내용들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걱정보다는 만족스럽다.

천장의 벽지가 살짝 까진 것 같다든지, 상부장 단차가 미세하게 안맞는다든지

너무 까탈스럽게 봤나 싶었던 부분들도 꽤 많이 반영되어 있었다.

 

신발장 옆 정체불명의 숫자가 지워졌다

 

비어 있던 공간에 실리콘이 (대충이나마) 채워졌다

 

장 안쪽 지저분하던 것들이 깨끗해졌다

 

깨져 있던 걸레받이가 복구되었다

 

미세하게 있던 상부장 단차가 보완되었다

 

다른 쪽 상부장도 보완되었다

 

그렇다고 단번에 하자보수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줄눈 시공하는 날 다시 찬찬히 훑어보니 또 못 보던 하자가 눈에 띄어서 새로 하자접수를 했다.

입주(키불출)해서 현관 비밀번호를 설정한 다음부터는 시공사에서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기 때문에

하자보수 작업하시는 분들께 비밀번호를 알려드리거나 시간맞춰 집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하자보수 팀 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샷시, 가구, 목공 등등 공정별로 각자 활동하시는 거였다.

 

 

계속!